Don't go 0부

마음 달래기

(경수 찾아오느라 온갖 고생한 그날 저녁으로 잠시 되돌아가볼까요?) 어머니가 얻어온 음식들로 오랜만에 풍성한 저녁밥상이 차려졌지만 찬열은 자꾸만 딸꾹질이 나서 마음껏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부모님께 혼이 날거라고 예상했고 각오도 했지만 다짜고짜 창고로 끌려가 무지막지한 막대기로 마구 얻어맞을지는 몰랐다. 자초지종을 따지지도 않고 왜 그랬느냐고 버럭버럭 ...

경수 찾으러 가는 길

찬열을 보자마자 옆에 딱 달라붙어 1cm도 떨어지지 않으려하는 세훈은 찬열이 억지로 떼어내자 악을 쓰며 울었다. 하지만 찬열은 애써 세훈을 모른 척 한 채 이 사태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종인에게 최대한 무서운 표정으로 말해보았다. "김종인!!! 너 동생들 데리고 집에 가. 손 꼭 잡고 다른 데 절대 들리지 말고 지금 바로!" "안돼" "너 때문에 경수 없어졌...

쉽지 않은 대장 노릇

(저도 오랜만이라 헷갈려서 나이 다시 찾아봤어요~ 찬열 12살 종인 9살 종대 6살 경수 4살 세훈 3살입니다~) 내일 두어시간동안 종인에게 동생 셋을 맡겨야 하는 엄마는 벌써부터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보릿고개에 일거리도 없는데 아이를 업고 가면 받아주지 않아 내일은 세훈이도 집에 두고 일을 나가기로 한 터 저녁 시간 내내 종인의 두 손을 잡고 신신당부를 ...

안경이 쓰고 싶었던 찬열의 거짓말

끙끙대며 힘을 주었으니 당연히 응가를 했을 줄 알고 기저귀를 봤는데 피가 가득하니 준면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바닥에 떨어진 기저귀 위로 계속 새빨간 피가 뚝뚝 떨어졌다. "아버지!! 아버지!!!" "형아.. 아앙.. 아파" "안돼. 잠깐만" 준면은 겁이 났다. 바닥에 피를 계속 쏟고 있는 백현이 팔을 벌리며 저에게 다가오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

행복은 찰나

백현을 제 방에서 재우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다음날 학교 가는 것이 문제였다. 마음 같아선 학교에도 데리고 가고 싶었다. 빈 책상에 얌전히 앉아있으라고 하면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을 것만 같았다. 선생님께 부탁드리면 괜찮다고 해주실 것 같은데 아버지가 문제였다. 책가방을 메고 백현의 손을 잡은 채 몰래 대문을 빠져 나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아버지의 불호령에...

내가 다 지켜줄거야

"영감님. 성적표 가지고 방으로 가겠습니다. 도련님 앞에서.." "창피한 줄은 아는 거야!" "죄송합니다" 아버지와 선생님 사이에 팔이라도 벌리고 서서 가로막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더 회초리를 휘두르지 않는것 만으로도 너무나 다행이었다. 선생님의 성적표는 보나마나 훌륭할테니 성적표를 검사받은 후 선생님이 더 혼나는 일은 없을게 확실했다. 아버지가 휙 방을 나...

준면 12살 백현 4살 심심했다. 학교에서 돌아와 일하러 나간 사람들이 돌아오는 저녁시간 전까지 그 사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준면은 항상 고역이었다. 민석 형은 공부하면 되지 않냐고 말했지만 아무 소리 안 들리는 적막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형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나뭇가지 하나 집어 들고 땅바닥에 금그어 놓고 놀다가 마음에 들지 않...

김종인이 반성을 하면?

1년 후 찬열 12살 종인 9살 5시 30분. 일어나서 물을 길러 가야 하는 시간인데 오늘따라 종인이 꿈쩍도 하지 않아 찬열의 애를 태웠다. 큰 소리를 내다가 세훈이나 경수가 깨어 울기라도 하면 아침부터 매를 맞을게 뻔한데 아무리 흔들어도 눈을 꼭 감고 이불을 쥐고 있는 종인. "아버지 들어오시면 어떡하려고 그래.." "꿈만 다 꾸고 갈게 형아 먼저 가" ...

회초리 맞고 눈물 찔끔한게 창피했던 날

아버지, 어머니가 모두 안 계신 날이었다. 아버지는 멀리 일을 나가셨고 어머니도 잔칫집 음식 하는 걸 도와주시러 가시는 바람에 저녁때나 돼서야 돌아오실 수 있었다. 세훈이는 업고 가셨지만 경수, 종대, 종인까지 홀로 떠맡은 찬열은 벌써 혼이 나갈 지경이었다. 이미 방 안은 엉망진창. 키가 안 닿는 곳으로 물건을 아무리 올려놓아도 이불을 쌓아 그 위로 올라가...

민석 선생님 역사의 시작

준면이 잠드는 것을 보고 방에 데려다주고 돌아온 민석은 밤새 고민에 빠졌다. 다음 학기 장학금을 받지 못했다. 국민학교 6학년 아이 한 명의 공부를 가르쳐주는 일을 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원하는 중학교에 합격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 일도 중단하게 되어 앞이 막막했다. 과외는 가장 수입이 많은 일이긴 했지만 언제 잘릴 지 모르는 불명확한 일자리인지라 제 상황에선...

내 동생 되게 예뻐

그날 이후 준면은 매일 학교에서 돌아와 과외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집 안에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간에 백현의 방을 찾았다. 영감님에게 들키면 혼난다며 돌려보내려고 애쓰던 유모도 며칠 지나자 모른 척 해주었다. 준면이 와 있는 한 시간여의 시간 동안 제가 쉴 시간도 벌 수 있어서인지 백현을 묶어놓던 일도 준면의 눈치를 보며 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동생...

아나. 아나..

서울 준면 11살 백현 3살 대문 앞을 얼쩡거리다 민석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게 저 멀리 보이자 준면은 달려나갔다. "형~~~" "왜 나왔어요. 심심해요?" "응. 오늘 일찍 온다고 했잖아. 나 아까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내일 갑자기 시험 본다고 해서 공부하다 왔어요. 나 들어가서도 공부해야 하는데 우리 도련님 심심해서 어쩌지?" "그럼 나도 형 옆에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