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함께하는 걸음 3부

달콤살벌한 이들의 어느 날

평온한 오후. 뜬금 없이 경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예의 차리는 인사가 오간 후 경수 어머니는 답답한 마음을 토해냈었다. "경수...그 집으로 보냈는데 아직 도착 안했죠?" "네. 아직 안왔습니다. 무슨 일 있나요?" "백현이랑 싸웠나봐요. 하루종일 말도 안하고 방에 틀어박혀서 툴툴거리길래 한참 캐물으니까 백현이랑 싸웠다고 하더라구요. 주먹질 했는...

쉽지 않은 새끼랑 화해하는 법

찬열이 달래보아도 쉽사리 고개를 들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린 채 흐느끼고 있는 세훈때문에 난감해하던 중 종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형.. 세훈이 들어왔어요?" "응" "얘 전화를 안받아서....세훈이...괜찮아요?" "응" 찬열의 짧은 대답에 종인은 찬열의 표정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지금 화내고 있는 거지... 이 형.... 하긴..괜찮을 리가 없지......

데이트하러 가면 혼나고 오는 오세훈

영화보러 간 종인과 세훈. 형과 영화 보는게 너무 오래간만인 세훈은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한 채 연신 헤벌쭉 하더니 상영관 불이 꺼지자 마자 종인의 손을 덥썩 잡았다.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여 슬쩍 손을 빼내왔더니 잠시는 얌전히 있던 세훈이 이내 종인의 자리쪽으로 팔을 뻗어 종인의 손을 부여잡고 깍지를 꼈다. 휴우... "영화 좀 보자..응?" 오른손으로 억...

다음날 세훈이 기분전환 시켜주겠다며 데릴러 온 종인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뛰어나오는 세훈은 쳐다보지도 않고 찬열부터 찾았다. "형!!!! 형은 도대체 아이패드 같은 걸 왜 사줬어요!" "응? 언제 왔어.." "아이참. 집에 데스크탑, 노트북 다 있으면서 애들한테 또 아이패드를 왜 사주냐구요..쓸데없이..." "인강 보면서 공부해야한다고 하더라고..." "인강...

종아리 세 대 맞고 행복해짐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찬열의 집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형...국 더 주세요" "응" "형... 목 말라요.." "응" 제까닥 일어나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건네주는 찬열을 보며 세훈의 동공은 지진....도대체 이들이 요즘 왜 이러는지....찬열이 목마르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눈치보다 물 떠다 주던 백현은 어디갔는지 당당하게 형이 떠다주는 물...

형도 이제 용서해주세요

형이 왜 울고 있는지.... 살짝 열린 문 사이로 소리가 새어 나올만큼 왜 흐느끼고 있는 건지.... 머릿속이 하얘진 채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망부석처럼 서있던 백현은 계속 들려오는 형의 울음 소리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찬열의 방 문을 열고 침대 아래쪽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는 찬열의 옆으로 뛰어가 무릎을 꿇은 채 형을 부둥켜...

평소와 달랐던 폭력적인 회초리의 이유

백현은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할 형을 위해 토스트를 구워 식탁 위에 우유와 함께 얌전히 두고 제 방문을 살짝 연 채 형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중. 잠이나 더 자지 왜 이런걸 했냐는 핀잔을 상상하며 혼자 괜히 설레고 있었지만 방에서 나온 찬열은 식탁 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고 현관을 나섰다. "형! 형!!! 밥 안먹어요?" "응. 다녀 올게" "형! 우리보곤 ...

예상치 못한 손님

다음날 근처 병원으로 할머니를 모시고 갔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서울로 모시고 오려 했으나 어르신들이 극구 사양하여 결국 입원만 시켜드리고 올라올 수 밖에 없었다. 몸이 안좋으신 걸 계속 참고 계시던 할머니는 손주를 보고 나니 힘이 나시는 듯 며칠 동안 한 수저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시던 죽을 한그릇 다 비워내시며 얼른 올라가라고 하시고, 경수도 데려온터라 더...

체력 소진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찬열과 종인을 아침부터 백현과 세훈이 번갈아가며 방에 들어와 흔들어댔다. "이제 쫌 일어나요!!! 늦잠꾸러기 형아들아~" "너네끼리 좀 놀아. 우린 좀 잘게" "아이 싫어~~~형은 진짜 날 뭘 믿고 혼자 내보낸다는 거야" "아휴.. 종인아. 네가 좀 데리고 나가면 안되겠냐" "형. 나도 30대라고....체력이 예전같지가 ...

이별여행 맞는지 (feat. 지각한 박찬열)

한참 자다가 뭔가 묵직한 것이 자신을 누르는 느낌에 눈을 뜬 세훈. 텐트 안을 말끔히 정리해 놓고 가방도 모두 싼 채 큰 짐들을 모아 등 뒤에 대고 기대어 자고 있던 종인이 세훈 쪽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종인의 무게가 세훈으로 전해졌다. "형..." "앗. 미안..더 자...." "병원 안가요? 결석해도 안짤려요?" 피곤해 죽겠는데 결석이란 말에 웃음이 터져...

세훈의 트라우마

새벽 종인의 전화에 잠이 깬 찬열. 당연히 병원 일 때문일거라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세훈의 행방을 물었다. "세훈이는 왜? 지금 캠핑장에 있는데...너한테 어디에 있는지 말을 안했어?" "주소 알아요? 저 좀 알려줘요" "왜 그러는 건데?"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무슨 일인지 말해줘. 종인아" "형..." "말해줘. 부탁이야" "무...

나름 귀족여행이었는데...

시끌 벅적하게 백현과 세훈을 터미널로 보내고 하루종일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빈 집이 쓸쓸하게 찬열을 반겼다. 아이들 없이 보내는 하루가 도대체 얼마만인 건지. 예전엔 익숙했던 적막이 너무나 어색해 종인이라도 불러볼까 생각하다가 유독 오늘따라 바빠보였던 모습이 생각나 그만 두고 서재방으로 들어갔다. 컴퓨터 옆. 항상 찬열이 앉던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