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함께하는 걸음 1부

I miss you

백현은 영혼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 로보트처럼 움직이긴 했지만 누가 말을 걸어도 그저 고개를 끄덕거릴 뿐 긍정인지 부정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린 동생들 씻기는 것도 도와주고 예전에 좋아하지 않던 청소도 솔선수범이었지만, 표정은 멍했고 걸음은 느렸고 헤헤 거리던 웃음도 잃었다. 차라리 아이들하고 부대끼고 있는 시간엔 조금 나았는데 혼자가 되...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

백현은 길을 헤매다 보육원으로 향했다. 어차피 제가 갈 수 있는 곳은 거기밖에 없었다. 문이 잠겨 있었지만 개구멍을 알고 있었던 지라 몰래 들어가 아직 비어있는 채로 있는 제 방의 불을 켰다. 방은 썰렁했다. 원래도 짐은 없었지만, 그간 좀 더 정리가 된 건지.. 아마 쓸만한 물건들은 다른 아이들이 다 가져갔을 테지.. 가져온 물건이란 건 핸드폰과 지갑. ...

형 죽으면 나도 죽어버릴거예요

호된 회초리

"형..... 휴직신청 했어요?" "...." "마음 먹은거에요?" "애들이랑 시간 좀 보내보려고...언제 또 그럴수 있을지 모르니까." 찬열이 휴직신청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수술할 결심을 한 건가 싶어 기대를 품었던 종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가 또 실망스러운 답변을 들었다.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 왜 익숙해지지 않는건지. "수술해요. 형... 애들하고...

멍든 엉덩이보고 열불나는 찬열

백현의 삽질

삼단콤보로 혼나기

백현은 곰곰이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찬열이 형이 저와 더 이상 함께 살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것 같은데 말을 안 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이유가 뭘까. 제대로 된 답을 알리 없는 고민에 17살 백현이 내린 결론은 결국 돈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그랬다. 크면서 저를 힘들어하고, 부담스럽게 만드는 이유는 항상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커간다는 것이...

형과의 데이트

24시간 내에 제정신으로 다시 말하면 유효

두 동생이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 후 찬열은 말을 잊고 멍하니 서있다가 들고 있던 매를 한구석에 던져두고 소파에 앉았다. 새벽에 종인이부터 시작해서 원, 투, 쓰리 3연타를 맞아 머리가 흔들거리는 기분이었다. 같이 먹으려고 차려두었던 저녁 밥상은 속절없이 식어가고 한숨만 절로 나왔다. 세훈과 백현이 쏘아붙인 말의 의미가 뭔지 생각해보려 애썼으나 그 와중...

초딩같은 싸움의 이유

학교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 세훈이 병원에 30분만 들렸다가 가자고 졸랐다. 병원은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방향에 있긴 하지만, 정말 30분안에 세훈이 나올까도 걱정이고, 찬열이 형이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텐데 말 없이 늦는게 걱정되는 백현이 말려보려고 했지만 세훈은 막무가내였다. 하루종일 열번도 넘게 톡을 보냈건만, 5번중에 한번 답을 할까 말까 하는 종인때...

그럴거면 내보내요

밤이 늦어서야 돌아와 백현과 세훈은 각자 방에 들어가 잠이 들어버리고, 피곤할텐데 얼른 돌아가라는 찬열의 성화에도 종인은 찬열의 앞에 자리를 잡고 마주 앉았다. 평소 마시지도 않는 맥주를 꺼내 찬열에게 건네 주고, 저도 하나 따서 앞에 두었다. "오늘 좋아 보이더라.." "하하....형도 따라해보시던가" "훗" 별 말 없이 맥주 한캔을 비워낸 종인이...

fire flower play

나른한 일요일, 세훈과 백현은 심심해 죽겠다며 늘어져 있고 찬열은 쓰레기 버리러 내려갔다가 공원 한바퀴 바람 좀 쐬고 들어오려는데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진동이 울렸다. 'I want to see fire flower play with my brother' 백현이의 네번째 소원.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한참 들여다본 찬열이 의미를 파악한 후, 다시 고민에 빠...